✦ 핵심 요약
방문 개요
주대 생각보다 괜찮더라. 사실 강남 쩜오라고 하면 괜히 가격만 높고 내상 입을까 걱정하는 후배들 많잖아? 나도 뭐 한두 번 온 거 아니고, 웬만한 곳은 다 다녀봤지만, 혼술하러 피크 타임에 쩜오 가는 건 좀 망설여지거든. 괜히 대충 보고 보내는 거 아닌가 싶고. 근데 이날 저녁 먹고 딱히 갈 데도 없고, 심심해서 슬쩍 가본 게 신의 한 수였지 뭐야. [초이스의 힘]
오후 9시 좀 넘어서 들어갔는데, 역시 피크 타임이라 북적북적하더라. 실장 얼굴 보니 짬밥 좀 있는 베테랑 같았어. "형님,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기분 맞춰 드릴 친구로 센스 있게 한 명 붙여 드릴게요." 하더니 잠시 후에 초이스를 보는데, 와, 진짜 뻥 안 치고 눈 돌아가는 줄 알았다. 20대 초중반이라더니, 진짜 요즘 아이돌 연습생 뺨치는 비주얼들이 쫙 들어오더라고. 인물 하나는 진짜 폼 미쳤더라. 실장이 내 스타일을 대충 꿰고 있었는지, 딱 봐도 내 취향인 친구를 슬쩍 밀어주더라. 이름이 민지였나? 아, 진짜 그 친구 딱 들어오는데,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에 눈길이 딱 꽂히는 거야. 웃는 얼굴이 얼마나 싱그러운지, 내심 '아, 오늘 내상 없겠구나' 싶었지. 민지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술 한잔 두 잔 기울이는데, 얘가 보통이 아니더라. 그냥 이쁜 얼굴만 믿고 앉아있는 애들이랑은 차원이 달라. 내 얘기 귀 기울여 들어주는 건 물론이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 부르면 같이 흥얼거리면서 텐션 올려주고, 어깨 살짝 기대오는데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가 얼마나 간질간질한지,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더라. 술이 술술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지. 솔직히 이 정도면 돈 아깝지 않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 평소에 혼자 오면 좀 외롭거나 지루할 때도 있는데, 민지는 내내 내 옆에서 조잘조잘 얘기도 해주고, 가끔씩 눈빛 교환하는데, '아, 이 친구 진짜 나한테 집중하는구나' 싶은 착각에 빠지게 하더라. 이게 바로 베테랑 실장이 말한 '맞춤 매칭'의 힘인가 싶었음. [그녀의 반전 매력]
그렇게 한 시간 반쯤 지났나? 딱 노래 한 곡 끝나고 잔 채우는데, 룸 문이 똑똑 열리더니 실장이 얼굴을 들이미는 거야. "민지야, 죄송한데 잠시만." 하는 거야. 다른 테이블에서 민지를 찾는 모양이더라고. 나야 뭐 익숙한 상황이니까, "괜찮아, 민지. 다녀와." 하고 그냥 보내주려고 했지. 근데 얘가 갑자기 내 손을 덥석 잡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실장을 쳐다보면서 딱 잘라 말하는 거야. "실장님, 저 오빠랑 더 있을래요. 안 갈래요." 와, 진짜 그때 내 귀를 의심했잖아. 다른 테이블에서 찾는데, 그것도 피크 타임에, 자기 손님도 아닌 나랑 더 있겠다고 딱 잘라 말하는 거 보고 솔직히 좀 놀랐다. 실장도 당황한 눈치였지만, 민지가 워낙 단호하게 말하니까 멋쩍게 웃으면서 알겠다고 하고 나가더라고. [!심쿵 모먼트]
솔직히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어. 이게 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런 곳에서 다른 손님 마다하고 나랑 더 있겠다는 그 한마디가 얼마나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모를 거다. 혼자 왔는데 이런 대접 받으니까, 내가 정말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고, 민지가 나를 진심으로 대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얘는 진짜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건가? 아님 그냥 영업 멘트인데 내가 낚인 건가? 온갖 생각이 다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용기와 솔직함에 감동받았다. 살짝 물어보니, "오빠랑 있는 게 더 재밌는 걸요." 하면서 내 팔에 살짝 기대오는데, 아, 진짜 이건 뭐 럭키비키 그 자체 아니겠냐. 완전히 기분이 업돼서 그때부터는 진짜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 거지. [후기]
남은 시간 동안은 거의 뭐 연인처럼 붙어 앉아서 얘기하고 웃고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