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가락시장 맞은편 먹자골목, 밤늦게까지 환하게 불을 밝힌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묘한 활기가 느껴지더라. 사실 큰 기대는 없었거든. 1차에서 중요 계약 마무리하고 단짝이랑 축배 좀 들었는데, 뭔가 아쉬워서 "가볍게 2차나 갈까?" 하고 찾아온 거였지. 솔직히 피곤하기도 했고,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거래처 미팅도 있는데, 그저 잠깐 머리 식힐 생각이었거든.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가 인상 깊었어. 특히 '사이버 펑크' 테마 룸들이 눈에 띄더라. 번쩍이는 네온 조명이 심상치 않았지. 사장님한테 우리 열정 자영업자 정신에 딱 맞는 활기찬 분위기 좀 부탁한다고 했더니, 매니저가 센스 있게 룸을 잡아주더라. [!] 처음부터 이런 세심한 배려가 만족스러웠어. 매니저 분도 친절하고 싹싹하게 맞아줬어. 우리 인원수 딱 두 명이라고 하니, 바로 프라이빗한 소형룸으로 안내해주더라. 공기청정기가 24시간 돌아가서 그런지 쾌적한 느낌은 확실했어. 잠시 후 초이스를 보는데, 와, 여기 폼 미쳤다 얘. 20대 초반이라더니 다들 에너지가 넘치더라. 몇 명 왔다 갔는데, 그중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친구가 있었어. 이름은 지혜라고 하더라. 밝은 미소에 통통 튀는 매력이 딱 내 스타일이었거든. 뭐랄까, 지친 하루의 피로를 싹 날려줄 것 같은 그런 느낌? 지혜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역시 내 감이 맞았어. 센스 있고 대화도 잘 통하더라. 내가 사업 얘기나 인생 이야기 좀 했더니, 눈을 반짝이며 잘 들어주는 모습이 참 예뻤지. 술잔이 비면 바로 채워주고, 노래 부를 때도 옆에서 살랑살랑 춤춰주는데, 기분 좋더라. 그러다 화장실에 잠깐 다녀왔는데, 와… 화장실 진짜 깨끗하더라. 향기도 좋고, 이런 곳은 관리가 생명이거든. '청결 제일주의'라는 말이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구나 싶었어. [후기] 역시 이런 디테일이 만족도를 높이는 법이거든. 시간이 꽤 흘러 밤이 깊어졌어. 분위기가 무르익고, 농담 주고받으며 웃음꽃이 피어났지. 지혜가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장난을 치는데, 순간 장난기가 발동하더라. 우리가 앉아있던 룸이 사이버 펑크 테마라 조명도 좀 현란했거든. "야, 우리 어릴 때 정전되면 막 깜깜한 데서 장난치고 그랬는데. 기억나냐?" 내가 단짝한테 슬쩍 던졌지. 단짝도 술이 좀 들어가서 그런지 "오, 재미있겠다!" 하고 맞장구치더라. 그래서 내가 장난스럽게 조명 스위치 쪽으로 손을 뻗었어. 정확히 말하면, 조명 스위치인 척 리모컨을 만지작거렸지. "잠깐! 이거 한번 꺼볼까?" 하는 말과 함께 버튼을 눌렀어. 콰당! 하는 소리와 함께 방 안이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하더라. 진짜 정전된 것 같았어. 지혜는 "어머!" 하고 놀라더니 이내 깔깔 웃기 시작했어. 어둠 속에서 지혜의 목소리가 유난히 가깝게 들리더라. 내가 장난스럽게 손을 뻗어 "지혜씨 어디 갔어~" 하고 더듬거렸지. 그때였어. 내 손이 그녀의 팔을 스치고, 어둠 속에서 그녀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느낌이 확 들었어. 순간적으로 내 몸도 기울어졌고,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 달콤한 술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더라.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 산이 내 입술 바로 앞에 있다는 게 느껴졌어.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지. 이대로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어. 그때, "야! 다시 켜야지!" 하는 단짝의 목소리와 함께 조명이 팍! 하고 다시 들어왔어. 밝아진 룸 안에서 지혜는 새빨개진 얼굴로 웃고 있었고, 나도 당황스러우면서도 묘한 설렘에 애써 웃음을 지었어. "와, 이거 진짜 정전인 줄 알았네!" 하면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아까 그 짧은 순간의 공기는 아직도 생생했어. 그 후로 지혜는 살짝 부끄러워하는 듯하면서도 더 적극적으로 내 옆에 붙어 앉더라. 눈빛도 달라진 것 같고,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