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개요
형들, 진짜 나만 이래? 어제 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발바닥까지 내려앉는 기분이다. 다른 데는 그냥 무난하잖아? 근데 왜 나만 맨날 이런 시트콤을 찍냐고! 어제도 친구 청첩장 모임 갔다가 술만 잔뜩 마시고 집에 오는 길이었거든. 다들 이제 결혼하고 애 낳고 잘 사는데, 나만 아직도 이러고 있는 거 보니까 기분이 진짜 개차반인 거야. 세상 혼자 사는 느낌? 하... 그때 그 우울감은 진짜 형들도 느껴봤을 거다. 그래서 말인데, 어제 그 기분전환이 절실해서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분당 룸싸롱으로 발길을 돌렸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괜히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그 우울함이 너무 깊어서 기대고 뭐고 그냥 무미건조했어.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문을 여니 럭셔리 골드 인테리어가 번쩍거리더라고. 나 혼자 앉아 있으니 뭔가 더 처량한 느낌? 실장님이 "형님, 늦게 오셨네요! 오늘 제대로 기분 풀어 드릴게요!" 하는데도 그냥 '네…' 하고 힘없이 대답했지. 혼술하러 왔다고 하니까 살짝 놀라시는 눈치였지만, 10년 경력의 베테랑 실장님답게 능숙하게 방으로 안내해주시더라. 뭔가 '특별 서비스' 받을 것 같은 기대감이 살짝 스치긴 했지만, 내 인생이 늘 그렇듯 또 실망하겠지 싶었어. [!] 억까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형들.
방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이 급하더라고. 아까 친구들 앞에서 술 엄청 마셨거든. 후딱 볼일 보려고 앉았는데, 하... 변기가 말을 안 듣는 거야. 아니, 이게 내 집도 아니고, 첫 방문인데 변기가 막히다니. 그것도 뭔가 힘쓰다 삑사리 나서 방구 소리까지 '뿌우우웅!'하고 크게 울려 퍼지는 거야. 진짜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 문밖에 실장님이나 매니저라도 지나가다 들었을까 봐 식은땀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데, 차마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벌게져서 변기 물만 몇 번을 내렸는지 모른다. 결국 그냥 포기하고 나오는데, 내 인간 존엄성이 바닥을 기는 느낌? 왜 하필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거냐고, 진짜 죽고 싶더라.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실장님이 매니저를 몇 명 데리고 들어왔어. 다들 어찌나 이쁘장하던지, 20대 초반이라는데 진짜 연예인 지망생 같더라. 근데 내 눈엔 아무도 안 들어오는 거야. 변기 트라우마 때문에 고개도 못 들고, 그냥 "아무나... 괜찮습니다..."하고 중얼거렸지. 실장님은 내 얼굴 한번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형님, 오늘 기분이 좀 안 좋으신 것 같아서 특별히 아껴둔 에이스 모셨습니다!" 하면서 한 명을 딱 옆에 앉히는 거야. 진짜, 거짓말 안 하고 그 순간 정지화면처럼 모든 게 슬로 모션으로 지나갔다.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살짝 긴장한 듯한 촉촉한 숨소리가 귓가에 닿는데, 순간 변기 막힌 건 까맣게 잊어버렸어. 얘가 진짜 '폼 미쳤다' 싶더라. 이름이 지수랬나? 조심스럽게 내 얼굴을 쳐다보는데, 그 눈빛이 뭔가... 내 속마음을 다 꿰뚫어 보는 것 같았어. 내가 너무 우울해 보였는지, 지수가 술잔을 채워주면서 "오빠, 오늘 무슨 일 있으셨어요? 얼굴에 '세상이 나를 억까한다'고 쓰여 있어요!" 하는 거야. 진짜 깜짝 놀랐다. T야? 어떻게 내 마음을 이렇게 잘 알지? 평소 같으면 '하... 또 감정 쓰레기통이냐' 했을 텐데,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는 거지. 내가 어제 청첩장 모임 때문에 기분이 좀 그렇다고 하니까, 지수가 "에이, 오빠는 아직 젊으시잖아요! 럭키비키하게 좋은 일 생길 거예요!" 하면서 갑자기 내 손을 덥석 잡는 거야. [후기] 내 인생 최고의 반전은 여기서 터졌다.
손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순간 전기가 찌릿하더라. 그 조그만 손으로 내 손을 꼭 잡고는 "오빠, 나랑 인생네컷 찍으러 가자!" 이러는 거야.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