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개요
결론부터 말하면 형들, 이번에 분당 룸싸롱 다녀온 거 진짜 돈 하나도 아깝지 않았어. 아니, 아깝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내 인생 시트콤에 길이길이 남을 레전드 에피소드 하나 찍고 왔다고 해야 할까? 하... 진짜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네. 그날이 친구 생일이라 1차에서 거하게 먹고 좀 우울했거든. 최근에 진짜 되는 일 하나 없고, 아침에 출근하다가 새똥 맞고, 점심엔 국물 흘려서 흰 셔츠 버리고, 심지어 주차하다가 옆 차 사이드미러 긁었단 말이야. 보험 처리하면서 어찌나 억울하던지. 친구 놈은 내 우울감 따위 아랑곳 않고 "야, 이대로 집에 갈 순 없지! 기분 전환하자!" 이러면서 날 끌고 분당의 한 룸싸롱으로 들어갔어. [!] 입장부터 심상찮았음
문 열고 들어서는데 와... 여기 럭셔리 골드 인테리어라고 하더니 ㄹㅇ 폼 미쳤더라. 번쩍번쩍한 대리석에 조명까지 예술이야. 근데 그 화려함 속에서 왜 하필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룸으로 안내받아 들어가는데, 문턱에 발이 걸려서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어. 옆에 있던 실장님이 기겁해서 잡아줬는데, 순간 내 몸이 공중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뱅글뱅글 도는 기분이었지. 진짜 식은땀이 쫙 흐르면서 속으로 '오늘도 망했구나' 싶었어. 친구 놈은 옆에서 "야 이 덜렁아!" 이러면서 낄낄거리고... 하... 진짜 죽고 싶더라. [후기] 매니저 초이스, 그리고 그분과의 만남
어쨌든 간신히 자리에 앉아서 술 시키고, 드디어 매니저 초이스 시간. 실장님이 진짜 베테랑이신지 딱 보더니 "오늘 기분 안 좋으신 분이 계시네요. 제가 특별히 에너지 넘치는 분들로 준비했습니다!" 이러면서 문을 열어주시는데... 와, 진짜 20대 초반이라더니 다들 모델 지망생이야? 한 명 한 명 들어오는데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 평균 50명 출근이라더니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었어. 그중에서도 내 옆에 앉은 매니저. 이름은 은지라고 했나?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어찌나 탐스럽던지. 게다가 웃을 때마다 눈웃음이 살살 녹는데, 내 얼어붙은 심장이 해동되는 기분이었어. 처음엔 내가 워낙 우울해 보여서 그런지, "오빠,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셨어요?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여요." 하면서 귓가에 촉촉한 숨소리를 불어넣는데... 크으. 진짜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게 아니라, 럭키비키구나 싶었어. [!] 시작된 대환장 파티
은지는 내 얘길 정말 잘 들어줬어. 내가 요즘 얼마나 되는 일이 없는지, 새똥 맞고 차 긁고 발목 삐끗한 것까지 주절주절 다 얘기했는데, 어쩜 그리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지. "어머, 오빠 진짜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오빠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셔서 잘 이겨내실 거예요!" 이러는데, 내 귀엔 거의 천사의 목소리였지.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 내가 원래 좀 술 마시면 주접을 떠는 스타일인데, 그날따라 신이 났는지 노래방 기기 잡고 트로트를 열창하기 시작했지 뭐야? 친구는 옆에서 "야, 그만해!" 이러는데, 은지는 박수 쳐주면서 "오빠, 노래 진짜 잘하신다! 끼가 넘치시네요!"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더 신나서 목청껏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부르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삑사리가 나면서 내 인생 최대의 흑역사가 펼쳐진 거지. [!] 억울남의 인간 존엄성 붕괴 순간
목에 핏대 세우고 열창하다가, 순간 너무 감정이입이 됐는지... 나도 모르게 방귀가 뿡! 하고 터져 나온 거야. 그것도 아주 우렁찬 소리로! 세상에, 내 귀에도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데, 순간 룸 안에 있던 모든 소리가 멈춘 것 같았어. 친구 놈은 눈을 크게 뜨고 날 쳐다보고, 은지는 순간 얼어붙은 표정. 진짜 그 찰나의 순간이 슬로 모션처럼 지나가는데, 내 코털이 코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것까지 느껴지는 기분이었지. 내 인간 존엄성이 산산조각 나는 소리가 들렸어. '진짜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