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지난주 친구 생일이라 오랜만에 작정하고 동탄 가라오케를 방문했어요. 스무 살 되고 이런 유흥주점은 처음이라 가는 길 내내 심장이 쿵쾅거려서 혼났습니다. 친구는 옆에서 신나서 재잘거리는데, 저는 그저 모든 게 떨리고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괜히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좀 무섭기도 하고 그랬네요. 룸에 들어가서 앉자마자 곧 실장님이랑 매니저분들이 들어오셨는데… 아, 진짜 너무 놀랐어요. 영화에서 보던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딱 봐도 으리으리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먼저 들어오신 매니저님을 보는 순간, 제 눈이 진짜 동그래졌어요. 조명 아래서 반짝이는 앵두 같은 입술 산 하며, 살짝 웃으실 때마다 보이는 환한 미소까지… 마치 연예인이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어요. 너무 예쁘셔서 차마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옆에서 친구가 "와, 폼 미쳤다!" 하고 감탄하는데, 저는 고개만 겨우 끄덕였네요. 그렇게 매니저님이 옆에 앉으셨는데,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만으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거예요. 처음에는 술도 잘 못 마시는데 어색하게 뭘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매니저님이 능숙하게 대화를 이끌어주셔서 조금씩 긴장이 풀렸어요. 제가 말을 잘 못 하니까, 저만 뚫어지게 쳐다봐 주시면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는데, 그게 또 너무 부끄러우면서도 좋더라고요. 괜히 손이 살짝 닿을 때마다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 것 같았어요. 노래도 몇 곡 부르고,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쯤이었죠.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거예요. 평소 같으면 그냥 참았을 텐데, 술도 좀 들어가고 매니저님도 계시니까 뭔가 모르게 용기가 생겼달까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동탄 가라오케 화장실도 정말 깨끗하고 좋더라고요. 세면대도 번쩍거리고, 향기도 좋고… 와, 이런 곳은 진짜 다르구나 싶었어요. [!]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장 안쪽 칸으로 들어가서 볼일을 보는데, 휴지가… 휴지가 없는 거예요. 맙소사. 진짜 머리가 새하얘졌어요. 평소에도 이런 황당한 경험은 해본 적이 없는데, 하필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서, 게다가 제가 이런 곳에 처음 와서 잔뜩 긴장해 있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정말이지 패닉이 왔습니다.
[!] 진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친구를 부를까? 근데 너무 창피한데… 그냥 이대로 나갈까? 아니, 그건 더 안 되잖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제 귓속에서 천둥처럼 울리는 것 같았어요. 얼굴은 또 얼마나 화끈거리던지, 아마 토마토처럼 새빨개졌을 거예요.
그때였어요. 옆 칸에서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아…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저기요…' 하고 말을 꺼내려는데,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몇 번을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거의 속삭이듯이 말했습니다. "저기… 죄송한데… 혹시 휴지 있으실까요…?"
옆 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어요. 아, 망했다. 완전 이상한 사람으로 보겠지? 어떡하지? 얼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아주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네? 아, 잠시만요." 그러더니 잠시 후, 옆 칸 아래 틈새로 휴지 몇 칸이 쑤욱 들어오는 거예요. 저는 너무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