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날의 우울했던 기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잊지 못할 생일 파티로 기억될 것 같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들지 않았다. 내 생일이었지만 영 기분이 처져 있었다. 뭔가 되는 일도 없고, 그냥 조용히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기어코 끌고 나섰다. 1차에서 대충 얼큰하게 취하고 나니, “야, 이왕 나온 거 텐션 좀 올려야지!”라며 강남 가라오케로 향했다. 시계는 7시 반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조용할 거라 생각했는데, 들어가는 순간부터 뭔가 달랐다. [!]
입구부터 무슨 갤러리에 온 줄 알았다. 그림 같은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고,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쌌다. '강남 최저가'라는 간판을 보고 왔는데, 인테리어는 전혀 '최저가' 느낌이 아니었다. 일행은 나 포함 다섯 명이었는데, 안내받은 룸은 넉넉하고 쾌적했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룸 안에 개별 화장실까지 깔끔하게 갖춰져 있더라. 세심한 배려에 기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투명한 가격표를 보여주는데, 정말 딱 정찰제였다. 10만원대 양주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 괜히 덤터기 쓸까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이 편했다. 친구들이 신나서 양주를 고르고, 나는 아직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매니저들이 들어오는데, 와… 솔직히 폼 미쳤다 싶었다. 스무 살 초반으로 보이는 아가씨들이 줄지어 들어오는데, 다들 하나같이 비주얼이 모델 뺨쳤다. 괜히 '첫 타임 출근 50명 이상'이라고 광고하는 게 아니었다. [후기]
친구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매니저를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는 왠지 모르게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한 아가씨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녀가 수줍게 웃으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오빠, 저 어때요?" 목소리가 귓가에 촉촉하게 스며들었다. 조명 아래 비친 그녀의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그렇게 나의 파트너가 결정됐다. 이름은 소민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웃고 떠들었다. 그런데 소민이는 다른 친구들 매니저와는 좀 달랐다. 계속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어줬다. 내 생일이라 우울했다고 하니, "어떡해, 오빠 오늘 생일인데 우울하면 안 되죠!"라며 갑자기 내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 작은 손의 온기가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됐다. 노래를 부를 때도 내 옆에 바싹 붙어 박수 쳐주고, 추임새를 넣어주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러다 내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일어났을 때였다. 룸 안의 개별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려는데, 문득 소민이가 날 보고 있었다. 친구들과 흥겹게 떠들던 아까와는 사뭇 다른, 진지하면서도 묘한 눈빛이었다.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녀가 천천히 내게 다가오더니, 사람들 시선을 피하듯 내 귓가에 속삭였다. "오빠, 나 오늘 오빠한테 완전 꽂힘 어떡해?" [!]
그 말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 순간, 다른 친구들 목소리도, 흘러나오는 노래도 다 희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히고, 초롱초롱한 눈빛은 오직 나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그동안 쌓였던 답답함과 우울함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듯했다.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괜히 어색하게 웃으며 "정말?" 하고 되물었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욱 강렬한 눈빛을 보냈다. 그 이후로는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나에게만 특별한 듯 행동했고, 나는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마지막에는 망설임 없이 내 번호를 건넸다. 내 생일날, 이렇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처음에는 우울했던 발걸음이었지만, 돌아가는 길에는 심장이 두근거려 잠 못 이룰 것 같았다. 그녀의 그 말 한마디가 내게는 정말 큰 위로이자, 설렘이었다. 한 줄 평: 우울했던 생일날, 나에게만 꽂힌 그녀 덕분에 잊지 못할 밤을 선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