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주대 생각보다 깔끼하게 나왔던 강남의 어느 심야, 후... 역시 나란 남자의 승진 기념은 좀 남달라야지 않겠어 형들? 중요 계약까지 압도적으로 성사시킨 뒤라, 내 오랜 단짝 녀석과 함께 강남가라오케로 향했지. 사실 큰 기대는 없었어. 뭐, 으레 비즈니스 뒤풀이 쯤으로 생각했으니까. [!]입장
근데 말이야, 입구부터 심상치 않더라고. 아트 갤러리 컨셉이라더니, 진짜 어디 현대미술관 로비에 들어선 줄 알았잖아. 감각적인 조명 아래 그림들이 걸려있는데, 역시 나의 예술적 안목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어. 역시 나란 남자,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리 없지. 실내 공기도 24시간 공기청정기가 돌아간다고 하더니, 텁텁함 하나 없이 산뜻하더라.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건 나의 타고난 아우라 때문일까. [매니저]
방으로 안내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한 초이스의 시간이 찾아왔지. 대기 인원만 50명 이상이라는 소리에 내심 기대가 커졌어. 스르륵 문이 열리는데, 형들, 이건 뭐... 눈이 호강하는 수준을 넘어선 감동의 물결이랄까? 그 순간, 난 직감했지. 아, 오늘은 뭔가 특별한 밤이 되겠구나. 압도적인 비주얼의 그녀들 사이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한 명. 차분한 단발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맑은 눈빛이 마치 새벽 이슬을 머금은 꽃 같았어. 그래, 오늘 밤 나의 뮤즈는 너다, 하고 속으로 외쳤지. 그녀가 조용히 내 옆에 앉는 순간, 귓가에 스치는 은은한 향수 내음에 심장이 잠시 쿵, 하고 내려앉았지. 물론, 나란 남자는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말이야. [대화]
그녀의 이름은 유나. 20대 초반이라는데, 앳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깊이가 느껴지는 분위기였어.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역시 나란 남자의 화려한 언변에 그녀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지. 가끔은 내 유머에 수줍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는데, 그게 또 나의 매력에 매료된 거라 생각하니 기분 좋더라고. [듀엣 타임]
그러다 자연스럽게 노래방 타임이 시작됐어. 내 단짝 녀석이 신나는 곡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을 때, 문득 유나의 목소리가 궁금해졌지. "유나 씨는 혹시 좋아하는 노래 있으세요? 저랑 듀엣 한번 하실까요?" 나의 제안에 그녀는 살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떤 곡이요?"라고 되물었어. 후... 역시 나의 돌직구는 언제나 통하는 법이지. [!]
우리가 고른 곡은, 조금 의외일 수도 있지만, 90년대 발라드 명곡이었어. 내가 먼저 마이크를 잡고 부드럽게 시작했지. 내 감미로운 목소리가 룸을 가득 채우는 순간, 유나는 촉촉한 눈으로 나를 응시하더라. 역시 나의 폼 미친 가창력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어. 내 파트가 끝나고 마이크를 넘기자,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이어갔어. 그 순간, 형들. 나 진짜 심장이 멎는 줄 알았잖아.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내 귓가를 부드럽게 감싸는데, 마치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그녀의 입술 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그대로 내 영혼을 울리는 것 같았어. 서로 마주 보며 노래를 부르는데, 찰나의 순간 스쳐 가는 눈빛 교환에서 묘한 감정의 파동이 느껴지는 거야. [후기]
손가락 끝이 살짝 떨리는 듯한 그녀의 모습, 가끔은 내 가사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 둘만의 비밀스러운 언어 같았어. 노래가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우리 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 착각마저 들었지.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어깨가 너무나도 가깝게 느껴져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니까. 진짜 그 순간만큼은,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해온 연인 같았어. 노래가 끝나고, 룸에는 묘한 정적이 흘렀어. 서로를 마주 보는 우리 둘 사이에는 방금까지 주고받았던 노래의 여운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감정의 잔향이 가득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