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라오케에서 급해서 들어간 화장실이 남녀 공용... 하필 내 파트너가 밖에서 줄 서 기다리고 있던 썰

★★★★★5.02026년 3월 26일 AM 11:001863

✦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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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의 업소
제주 가라오케 노래방
제주 · 가라오케

방문 개요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세련되더라. 연동에 이런 곳이 숨어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다른 제주 가라오케들을 다녀봤지만, 여긴 마치 작은 갤러리에 온 것처럼 벽마다 그림이 걸려있고 조명도 은은해서 시작부터 기분 전환 제대로 되는 느낌이었다. 심심해서 친구랑 2차로 무작정 찾아온 건데, 탁월한 선택이라는 직감이 왔다. [!]

실장님과의 친분 덕분에 좋은 룸으로 안내받았고, 잠시 후 파트너 초이스가 시작됐다. 솔직히 다른 곳들은 첫 타임에 와도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여긴 20대 초반 매니저들이 쭉 늘어서는데 비주얼들이 꽤 괜찮더라. 한 명 한 명 꼼꼼히 보다가, 내 눈에 딱 들어온 친구가 있었다. 생글생글 웃는 눈매에,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조명 아래 더 빛나 보였다. 딱 봐도 에너지 넘치는 파티형이라 우리 생일파티 분위기에 딱이겠다 싶어 바로 픽했다. 이름은 지혜. 말 그대로 지혜로운 건지, 아니면 분위기를 너무 잘 아는 건지, 처음부터 술을 시원하게 따라주면서 친구 생일 축하한다고 하이텐션으로 분위기를 띄우는데… 폼 미쳤다 싶더라. 솔직히 다른 곳들은 초반에 좀 밍기적거리는 경우도 많은데, 지혜는 첫 곡부터 마이크를 잡고 흔들면서 우리까지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술잔이 오가고, 노래방 기계는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이야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지혜의 재치 있는 입담과 리액션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후기]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중, 술기운이 오르고 화장실이 너무 급해졌다. 우리 룸 안에도 개별 화장실이 있지만, 마침 친구가 쓰고 있었고, 나는 뭔가 좀 더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싶어서 그냥 룸 밖으로 나갔다. 복도 끝에 보이는 화장실 문으로 돌진했다. 급한 마음에 '남/녀' 표시를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밀고 들어갔다. 들어가서 소변기에 서서 볼일을 보려는데, 문득 주변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옆 칸에 불이 켜져 있고, 화장지 걸이 디자인이… 묘하게 여자 화장실 느낌이 나는 거다. 그때 딱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 설마? 고개를 돌려보니 세면대 쪽 거울 앞에 파우치 같은 게 놓여있는 게 아닌가! 남녀 공용 화장실이었다니! 아뿔싸!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당황해서 서둘러 볼일을 마무리하고 손을 씻으려는데, 문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누구 안에 계세요? 저도 너무 급한데…." 지혜의 목소리였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줄 알았다. 하필 내 파트너가! 그것도 가장 텐션 높고 에너지 넘치는 지혜가! 지금 이 남녀 공용 화장실 문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뭐라고 해야 하지? 내가 남자인데 왜 여자 화장실에… 아니 남녀 공용이라지만, 이건 너무 민망한 상황 아닌가. 내가 괜히 룸 화장실 놔두고 여기로 와서 이런 럭키비키 같지 않은 상황을 만들다니! [!]

잠시 정적이 흐르고, 더 이상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쭈뼛거리며 문을 열고 나갔다. 지혜는 문 앞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 내가 나오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로 눈이 마주쳤고, 0.5초간의 어색한 침묵 후에 동시에 빵 터지고 말았다. "어… 오빠, 여기서 뭐 하세요? 설마… 남자 화장실 잘못 들어오신 거예요?" 지혜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물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남녀 공용인가 봐… 나도 방금 알았어. 미안…."

내 말을 들은 지혜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도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푸하하! 진짜? 오빠 진짜 귀여우시다! 그래서 그렇게 얼굴이 빨개지신 거예요?" 그 순간의 민망함과 당황스러움이 온몸을 감쌌지만, 지혜의 유쾌한 반응 덕분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 가깝고 편안해졌다. 귓가에 닿는 지혜의 촉촉한 숨소리, 그리고 웃을 때마다 보이는 활짝 웃는 얼굴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