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품격 있는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인상적이더군요. 여느 가라오케와는 달리, 벽면 곳곳에 걸린 작품들이 마치 작은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늦은 새벽 세 시가 넘어가는 시간, 저는 오랜 인연인 실장님께 미리 연락해 홀로 들렀더군요. 최근 마무리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 승진까지 이어졌으나, 왠지 모르게 마음 한편이 허전하고 심심했던 터였습니다. 이럴 땐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상책이지요. 실장님은 제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회장님, 오늘은 특별히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로 모시겠습니다"라며 싱긋 웃더군요. 잠시 후, 룸 문이 열리고 앳된 얼굴의 아가씨가 들어섰습니다. 20대 초반이라던데, 맑고 투명한 피부에 웃는 모습이 해사하더군요. 혜리라는 이름이었던가요. "회장님, 안녕하세요! 혜리입니다. 피곤하시죠? 제가 오늘 회장님 기분 제대로 풀어드릴게요!" 그녀의 목소리는 활기찼지만, 귓가에 닿는 숨소리는 의외로 촉촉하고 나긋했습니다. 저는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비웠습니다. 그날따라 왠지 모르게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었지요. 그녀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고, 능숙하게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습니다. 제가 묵묵히 앉아 있자, 그녀는 제게 다가와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로 조용히 말을 건넸습니다. "회장님, 혹시 무슨 안 좋은 일 있으세요? 제가 옆에서 힘내시라고 응원해 드릴게요."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굳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습니다. 저는 가볍게 웃으며 최근 있었던 승진 이야기를 꺼냈지요. 어찌 보면 자랑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박수를 쳐주더군요. 그녀의 눈빛에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느껴졌습니다. [! 반전 매력]
시간이 흐르고, 술이 몇 순배 돌자 그녀는 조금 더 편안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갑자기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룸 한쪽에 장식된 전신 거울 앞으로 다가가더군요. 저는 무슨 일인가 싶어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회장님은 평소에 '오빠는 폼 미쳤다'는 소리 자주 들으시죠? 저도 요즘 그런 소리 듣고 싶어서 연습 중이에요!" 그녀는 제게 짓궂게 눈짓을 하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허리에 손을 얹고 다리를 살짝 꼬는 등, 마치 모델처럼 다양한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천진난만하고 귀엽던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심취한 듯, 점점 더 과감한 동작을 시도하더군요. 팔을 크게 휘두르며 마지막 '폼 미쳤다' 포즈를 취하려던 순간이었습니다. [!] 쨍그랑! 경쾌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팔꿈치가 거울 모서리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거울 한쪽 귀퉁이에 금이 쫙 가더니, 이내 '와장창' 소리와 함께 거울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순간 룸 안에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도, 그녀도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더군요. "어... 어떡해요, 회장님! 제가 너무 신나서... 죄송해요!" 그녀는 새빨개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당황스러움에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보통 같으면 정색을 할 상황이지만, 저는 오히려 그 모습이 밉지 않더군요.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순수한 당황함이었습니다. 저는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습니다. "허허, 괜찮네. 혜리 덕분에 오랜만에 크게 웃었어. 액땜했다고 생각하면 되지." 제 말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조명 아래 반짝이던 그녀의 눈망울은 그 어떤 예술 작품보다도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럭셔리한 인테리어 속에서 벌어진 예상치 못한 소동이 오히려 저희 사이의 벽을 허물어뜨린 듯했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더 편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