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다른 곳이랑 비교해보면, 여기 인계동 룸싸롱은 가격이 딱 정찰제라고 하더구먼요. 허허. 요새 세상에 뭐 하나 투명하게 하는 데가 잘 없잖아요? 특히 이런 업소는 더더욱 그렇고... 그래서 좀 궁금했지요. 마침 회사에서 큰 계약 하나 따내고, 바이어 분들도 모시고 직장 상사분들도 계셔서, 단체로 어디 갈까 하다가 실장님한테 미리 전화해서 여쭤봤더니 아주 명쾌하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추가금 같은 건 일절 없다고, 딱 정해진 가격에 최고로 모시겠다고 말이지요. 그 말에 좀 신뢰가 갔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 없이 그냥 가성비 좋게 한 잔 할 생각으로, 저녁 7시 좀 넘어서 5-6명 정도 되는 인원이 우르르 들어갔네요. [!첫인상]
시간대가 일러서 그런가, 우리가 거의 첫 손님이었던 모양이더라고요. 덕분에 룸도 여유롭고 조용하니 좋더구먼요. 으리으리한 골드 인테리어에 공기청정기도 돌아가고... 뭐, 시설은 합격이지요. 실장님이 오셔서 아주 친근하게 반겨주시는데, 역시 이 바닥은 실장님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단 말이지요? 껄껄. 우리 상사분 취향이며, 바이어분들 접대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물어보시고는, "오늘은 마인드 좋은 친구들 위주로 초이스 보시죠!" 하시는데, 딱 제 스타일이더구먼요. 어차피 얼굴은 다 이쁠 테니, 이왕이면 얘깃거리 많고 살가운 친구들이 좋잖아요, 안 그런가요? [그녀의 등장]
그렇게 초이스를 몇 번 보고 있는데, 글쎄... 갑자기 밖에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창가 자리였는데, 창밖으로 빗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리더구먼요. 그 비 오는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한 아가씨가 들어오는 겁니다. 다른 친구들도 다 이뻤지만, 왠지 모르게 그 친구한테 눈길이 가더군요. 뭔가 오묘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딱 첫사랑이랑 판박이처럼 말이지요. 하얀 얼굴에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어찌나 곱던지... 허허. 딱 보자마자 저 친구다 싶어서 앉혔지요. [묘한 기류]
그녀 이름은 지현이었어요. 지현이가 옆에 앉아서 능숙하게 술을 따라주는데, 빗소리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더 차분하고 묘하더구먼요. 처음엔 그냥저냥 시시콜콜한 얘길 나눴는데, 제가 비 오는 날 추억 얘기를 살짝 꺼냈더니, 글쎄, 지현이가 귀 기울여 듣는 척하더니 제 팔에 슬쩍 손을 얹는 겁니다. 순간 깜짝 놀랐는데, 또 피하지 않고 그냥 두니까 어깨에 살짝 기대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네요? 허허, 이거 나한테 마음 있는 거 맞나... 폼 미쳤다, 싶었지요. [!반전 매력]
보통 이런 데 오면 애들이 영혼 없이 대할 때가 많잖아요? 근데 지현이는 좀 달랐어요. 제 얘기에 진심으로 반응해주고, 눈을 마주치는데 그 깊은 눈빛이... 잊고 살았던 젊은 날의 설렘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거 있지요. 제가 슬쩍 손을 잡았더니, 피하지 않고 오히려 손가락을 얽어 오는데...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하며, 어깨에 기대오는 그 온기가 참 따뜻하더구먼요. 빗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덜 의식하게 되고, 둘만의 세상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후기]
한참 그렇게 묘한 기류 속에서 양주를 홀짝이고 있는데, 문득 실장님이 들어와서는 오늘 지현이가 에이스라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귀띔해주더군요. 역시 내 눈이 틀리질 않았어, 껄껄. 지현이랑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비 오는 창밖을 같이 보면서 한참을 그렇게 보냈네요. 술이 좀 들어가니 제 옆에서 노래도 살짝 흥얼거리는데, 목소리가 또 얼마나 청아하던지... 저도 모르게 푹 빠져버렸지 뭡니까. 바이어분들도 만족하고, 상사분들도 기분 좋아 보이시더구먼요. 내일 출근 걱정은 저 멀리 날아간 밤이었네요. 나중에 슬쩍 연락처 물어봤더니 수줍게 알려주던데... 허허, 조만간 다시 한번 보러 가야겠습니다. 한 줄 평: 비 오는 날 뜻밖의 설렘을 안겨준, 마인드 대박 아가씨와 잊지 못할 밤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