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들어서는 순간, '여기가 가라오케가 맞나?' 싶었다. 거창한 계약 성사 후 바이어와 직장 상사까지 모시고 1차를 마무리한 터라, 큰 기대 없이 그저 가볍게 2차 장소를 찾아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흡사 작은 갤러리에 온 듯 벽면마다 걸린 그림들과 은은한 조명 덕분인지 시끌벅적함보다는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 먼저였다. 마침 오픈 직후인 이른 시간인 19시쯤이라 우리가 첫 손님처럼 대접받는 기분도 꽤 괜찮았다. 룸으로 안내받는 복도부터 쾌적함이 남달랐다. 특히 화장실이 정말 깔끔해서 인상적이었다. 이런 곳은 솔직히 위생에 대한 걱정이 앞설 때가 많은데, 세심하게 관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룸 안에 개별 화장실이 있다는 점도 일행이 5-6명 이상인 단체 방문에는 정말 럭키비키 같은 장점이지. 모두가 편안해하는 눈치였다. [!] 그리고 드디어 그녀가 들어왔다. 수십 명의 매니저들 사이에서 몇 번의 초이스 끝에, 내 옆에 앉은 그녀는 유독 눈에 띄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단정한 스커트를 입고 조명 아래 살짝 상기된 얼굴로 앉는데, 귓가에 닿는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듯했다. 가만히 바라보니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살짝 떨리는 게 보였다. 내가 "긴장했나 봐요?" 하고 묻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사실 저 오늘 첫 출근이에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런 곳에서 첫 출근이라니. 솔직히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녀의 두 뺨에 번진 옅은 홍조와 흔들리는 눈빛은 너무나 진심 같아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쓰였다. 여태껏 수많은 접대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솔직하고 수줍은 매니저는 처음이었다. 왠지 모르게 지켜주고 싶다는, 그런 오묘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처음엔 노래도 잘 못 부르고 말수도 적어서, '오늘 좀 조용히 가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술이 한두 잔 들어가자, 그녀의 반전 매력이 터져 나왔다. 예상치 못하게 신나는 댄스곡을 신청해서 수줍게 몸을 흔드는데, 그 모습이 또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한 곡을 마치고 숨을 헐떡이며 웃는 모습은 그야말로 폼 미쳤다 싶을 정도였다. ‘아, 이게 첫 출근의 풋풋함인가?’ 속으로 생각하며 흐뭇하게 바라봤다. [후기] 내내 가격 걱정 없이 놀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10만원대 양주에 추가 비용 없이 투명한 정찰제라니, 이 정도 분위기와 서비스에 가성비까지 잡았다는 게 놀라웠다. 보통 이런 비즈니스 접대는 예산이 부담될 때도 있는데, 여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오히려 덕분에 그녀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서툰 듯 진심 어린 모습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중요 계약 성사 후의 묵직한 책임감이나 내일 출근 걱정 따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마지막 곡이 흐르고, 아쉬움에 그녀에게 번호를 물으니 또다시 수줍게 웃으며 알려줬다. 그 순간의 설렘이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는데, 발걸음이 너무나 가벼웠다. 정말이지, 뜻밖의 만남이 최고의 하루를 선물해 준 셈이었다. 한 줄 평: 첫 출근 그녀의 순수함에 홀려, 잊고 있던 설렘을 되찾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