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가라오케에서 에이스한테 잘 보이려고 지명 손님 욕하다가 그 지명 손님이 내 직장 상사인 거 알게 된 썰

★★★★★5.02026년 4월 1일 AM 06:001842

✦ 핵심 요약

🎤
이 리뷰의 업소
가락동가라오케노래방
가락 · 가라오케

방문 개요

실장님 케어가 남다르더라. 오랜만에 큰 프로젝트 하나 끝내고 팀장 승진 발표까지 났는데, 어째 기분은 더 우울한 거 있지? 어깨가 무거워져서 그런가. 팀원들이랑 간단하게 저녁 먹고 헤어지려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 승진턱은 나중에 거하게 쏘기로 하고, 믿을 만한 형님들 두 명 불러서 급하게 가락동으로 향했지.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이라 막차 손님으로 우리밖에 없는 느낌. 실장님한테 미리 전화해서 "형님, 오늘 저 기분 좀 그런데, 제대로 힐링 좀 시켜주십쇼!" 했더니, "형님 승진 축하드립니다! 오늘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하고 큰소리치시더라. [!]. 그 말 듣는데 그래도 좀 풀리는 기분이었어. 도착해서 룸 딱 들어가는데, 와, 가락동가라오케노래방 여기 인테리어는 올 때마다 감탄한다니까. 사이버 펑크 스타일의 네온 조명이 번쩍이는데, 처음엔 좀 현란하다 싶다가도 이게 또 사람 기분을 확 끌어올려 주는 맛이 있어. 우울했던 기분이 스르륵 녹아내리는 느낌이랄까. 우리 셋이 앉기엔 좀 넓다 싶은 프라이빗 룸이었는데, 이 정도는 돼야 숨통 트이지. 실장님이 특별히 신경 써줬다는 프리미엄 과일 플래터랑 시원한 맥주병들이 벌써 세팅되어 있더라고. 괜히 여기만 오는 게 아니라니까. 잠시 후 매니저들이 들어오는데,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친구가 한 명 있더라. 20대 초반이라는데,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눈빛도 초롱초롱하고, 딱 봐도 '에이스' 소리 들을 만하겠다 싶었어. 친구들 눈치 볼 새도 없이 바로 지명했지. 이름이 '세희'였나? 아무튼,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이 친구가 또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더라고.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하며, 적당히 리액션 해주면서 사람 기분 좋게 하는 센스가 아주 기가 막혀. [!사건의 시작]

슬슬 술이 들어가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니까, 세희도 이런저런 업소 얘길 꺼내더라. 힘들었던 손님 얘기도 하고, 진상 손님 얘기도 하고. 그때 내가 괜히 점수 좀 따보겠다고 나섰지 뭐야. "아유, 세희 씨, 그런 인간들은 정말 상종을 말아야 돼. 지 돈 냈다고 갑질하는 놈들이 제일 한심한 거야. 내가 아는 어떤 양반도 말이야, 술만 들어가면 그렇게 거들먹거리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양 행세하는 꼰대가 있거든? 진짜 폼 미쳤다 싶을 정도로 자기밖에 몰라." 하면서 내가 평소에 좀 싫어했던 직장 상사 욕을 신나게 하기 시작한 거야. 속으로 '이 정도면 세희도 나한테 좀 호감 갖겠지?' 하고 으쓱하고 있었지. 세희는 내 얘길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같이 욕도 해주고 하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아, 혹시 그분 성함이 최OO 부장님 아니세요? 저희 가게 단골이신데, 키 좀 크시고 안경 쓰신 분…." 하는데, 그 순간 내 심장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줄 알았어. [!] 머리가 새하얘지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라. 내가 욕하던 그 '양반'이 바로 그 상사였던 거지.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럭키비키 외치려다 벼락 맞을 뻔했지 뭐야. [후기]

세희 얼굴을 보는데, 얘는 이미 눈치챈 것 같더라고. 살짝 당황한 표정이 스치더니 이내 다시 웃으면서 "어머, 혹시 아시는 분이세요?" 하는데, 와, 그 침착함에 내가 더 식은땀이 나더라. 내가 더듬거리면서 "아.. 아니요.. 그냥 아는 사람 중에 좀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요…" 하고 얼버무렸는데, 이미 늦었지. 그 뒤로는 술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더라. 노래도 안 들리고, 그냥 빨리 이 자리가 끝나기만을 바랐어. 세희는 정말 프로 중의 프로더라. 내가 그렇게 망신당하고 멘붕 왔는데도, 끝까지 웃는 얼굴로 분위기 맞춰주고, 오히려 나한테 더 신경 써주는 거야. 마지막엔 "다음에 오시면 오늘 일은 비밀로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