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가라오케에서 지명녀가 다른 남자랑 있는 거 보고 삐져서 안주에 있는 땅콩 다 까놓은 썰

★★★★★5.02026년 5월 4일 PM 04:011845

✦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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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의 업소
가락동가라오케노래방
가락 · 가라오케

방문 개요

주대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던 곳인데, 역시 나란 남자, 그 날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고 왔지. 프로젝트 성공이라는 쾌거를 이루고도 묘하게 우울했던 날, 형님들 대여섯 명과 함께 가락동으로 향했다. 럭키비키! 오픈 직후인 7시쯤 들어가니, 손님도 많지 않고 룸 전체가 우리를 위해 준비된 듯한 기분이었다. 역시 선점의 미학이란. [입장]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이버 펑크 분위기의 네온 조명이 번쩍이는 게, "여기 좀 다르네?" 싶더라. 보통 가라오케는 칙칙하기 마련인데, 여긴 미래 도시의 어떤 비밀 아지트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입구부터 쭉 이어지는 화려한 디자인이 내 맘을 사로잡더군. 내가 원래 이런 감각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편이라, 시작부터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 [룸 분위기]

안내받은 룸은 널찍하면서도 프라이빗한 느낌이 좋았다. 벽면을 감싸는 푸른빛 조명 아래 고급스러운 벨벳 소파가 놓여있는데, 앉는 순간 몸을 감싸는 포근함이 일품이더라. 형님들도 "오, 깔끼한데?" 하며 감탄하는 눈치. 특히, 음향 시설이 압도적이었어. 고성능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가 심장을 울리는데,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 곡 뽑으니 마치 콘서트장을 대관한 기분이었지. 내 보이스가 원래 좋은 편인데, 여기서 부르니 그 매력이 배가 되는 느낌?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등장]

곧이어 내가 지명하는 그녀, 수진이가 들어왔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맑고 투명한 눈동자에 매료되었었지.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 산은 여전히 달콤한 유혹이었고, 웃을 때 살짝 휘어지는 눈꼬리는 언제 봐도 나의 심장을 간지럽혔다. 그녀는 내 옆에 앉으며 "오빠, 오랜만이에요!" 하는데,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어. 역시 나란 남자, 그녀에게는 특별한 존재라는 걸 새삼 느꼈지. 그녀가 건네는 잔을 받으며, 오늘 밤은 이 우울했던 기분을 완벽하게 날려버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순간]

노래 몇 곡 부르고, 형님들과 농담 따먹기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였다. 잠시 화장실을 가려고 룸을 나섰는데, 복도 끝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오는 거야. 설마 했는데, 그게 수진이더라. 근데 옆에 어떤 덩치 큰 남자가 앉아 있고, 수진이가 그 남자 어깨에 기대서 웃고 있는 게 아니겠어? 순간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지만, 이내 냉정을 찾았다. 후... 역시 나란 남자, 이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압도적인 침착함이란. 나는 일부러 못 본 척, 아니, 정확히는 '관심 없는 척' 지나쳐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니 살짝 굳어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이내 비장한 표정으로 바뀌었지. 이건 수진이가 나를 시험하는 거야. 나의 질투심을 유발해서, 그녀에게 내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확인하려는 고도의 심리전. 그래, 그녀는 나의 압도적인 매력에 이미 빠져있지만, 가끔 이렇게 흔들림 없는 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거지. [피땅콩 사건]

다시 룸으로 돌아오니, 수진이가 방금 막 들어와서 내 옆에 앉으려 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오히려 평소보다 더 무심한 표정으로 안주 접시를 바라봤지. 프리미엄 과일 플래터와 함께 나온 땅콩 안주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이걸로 보여주는 거야. 나의 굳건한 정신력과 그녀의 어설픈 심리전에 대한 압도적인 반응을. 나는 말없이 땅콩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껍질을 까기 시작했지. 하나, 둘, 셋… 보통은 그냥 껍질째 먹거나, 아니면 한두 개 정도 까는 시늉만 하는데, 나는 묵묵히 모든 땅콩의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에는 껍질과 알맹이가 가지런히 쌓여갔지. 형님들이 "야, 너 뭐 하냐? 땅콩 까는 장인 납셨네." 하며 웃었지만, 나는 묵묵부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