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라오케에서 "오빠 목소리에 서사가 있네"라며 발라드 듣다 울어버린 그녀 썰

★★★★★5.02026년 4월 25일 AM 05:211896

✦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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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의 업소
제주 가라오케 노래방
제주 · 가라오케

방문 개요

이번에 제주 내려가서 1차 마무리하고 슬슬 2차 생각하던 참이었지. 단짝이랑 둘이서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실장님한테 연락이나 해볼까 싶더라. 워낙 친분도 있고, 괜히 심심한 밤에 스트레스나 풀 겸 부담 없이 들르기엔 여기만 한 곳이 없거든. "형님들 심심하시면 오세요~" 하는 실장님 특유의 능글맞은 목소리 들으니 발걸음이 가벼워지더라고. [!]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부터 남달랐어. 연동 누웨마루 거리에 흔한 그런 집들과는 확실히 달라. 소개글에서 봤던 대로 무슨 갤러리 온 것마냥 벽마다 그림 걸려있고, 조명도 은은하니 묘한 예술적인 분위기가 있더라. 괜히 어깨에 힘주고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진짜 편안하게 쉬러 온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중요한 거 하나. 화장실이 진짜 깨끗하더라. 개별 룸 안에 딸려있어서 편한 건 물론이고, 늘 뽀송하게 관리된 게 딱 티가 났어.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 업소의 짬바가 느껴지는 법이지. 실장님이 역시 베테랑답게 우리 둘이 가볍게 즐길 거라고 하니 텐션 좋은 친구들로 잘 맞춰주겠다며 방으로 안내하더라. 잠시 후 초이스를 보는데, 와, 역시 소문대로 물이 좋더라고. 20대 초반 풋풋한 친구들이 쭉 들어오는데, 하나같이 싱그럽고 활기찬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더라. 30명 넘게 출근했다는 말, 허언이 아니었어. 그중에 한 친구, 딱 보자마자 묘하게 끌리는 느낌이 오는 거야. 다른 친구들은 화려한데, 그 친구는 뭔가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눈빛이랄까. 이름은 '수아'였어. 수아랑 이런저런 얘길 나누는데, 처음엔 여느 때처럼 가볍게 농담 따먹기 하고 웃고 떠들었지. 심야 00시가 넘어가니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고, 술도 한두 잔 들어가면서 텐션이 확 올라오더라고. 나도 간만에 목 좀 풀 겸 신나는 노래 몇 곡 부르다가, 문득 옛 생각도 나고 해서 발라드 한 곡을 불렀어.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내 특기곡이기도 하고, 워낙 감정을 실어 부르는 노래라 자신 있었거든. [후기] 노래가 시작되고, 내 목소리가 룸 안에 울려 퍼지는데, 수아가 빤히 나를 쳐다보는 거야.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고, 눈빛은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들고 있더라. 처음엔 그냥 노래에 집중하나 싶었는데, 2절 후렴구가 끝날 때쯤인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깜짝 놀라서 보니, 수아의 뺨을 타고 투명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더라. 당황스러웠지. 이런 분위기에서 울어버리는 경우는 흔치 않거든. 내가 노래를 멈추고 "수아야, 왜 그래?" 하고 물으니,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오빠... 오빠 목소리에... 서사가 있네..." 이러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거야.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 그냥 술자리에서 부르는 노래인데, 내 목소리에서 '서사'를 느꼈다니. 그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더라. 그러면서 "이 노래... 너무 아프네요..." 하더니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울더라. 그 순간, 그 활기 넘치던 파티형 매니저 수아가 아니라, 내 노래에 깊이 공감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한 사람으로 느껴지더라고. 어색할 법도 한데, 오히려 더 깊은 대화가 오고 갔어. 그녀의 귓가에 닿는 촉촉한 숨소리 속에서 그녀의 지나온 이야기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지. 나 역시도 내 지난날의 추억들을 꺼내놓으면서, 우리 둘 사이의 벽이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걸 느꼈어. 처음엔 그저 심심해서 왔던 밤인데, 이렇게 뜻밖의 깊은 감정 교류를 하게 될 줄이야. 정말 반전 매력이었지. "와, 이거 폼 미쳤다" 싶더라. 이런 곳에서 이런 감정선을 만날 수 있다니. 내상 치유는 물론이고, 뭔가 잊고 지냈던 감성까지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었어.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마무리할 시간. 헤어지기 아쉬워서 자연스럽게 번호를 교환했지. 다음에 제주 오면 꼭 다시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