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방문 개요
그날은 유난히 퇴근길 발걸음이 무거웠다. 저녁을 혼자 먹고 나니 뭔가 허전한데, 그렇다고 집으로 바로 들어가긴 아쉬운 그런 날 있지 않나. 가락시장 맞은편 먹자골목이라는 최적의 접근성이라기에, 내상 입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가락동 가라오케로 향했다. 들어가는 순간, 화려한 네온 조명과 미래지향적인 사이버 펑크 인테리어가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우려했던 칙칙함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다른 차원에 온 듯한 활기찬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21시가 좀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북적이는 분위기가 제대로 흥을 돋우고 있더라. 혼자라고 하니 아늑한 소형 룸으로 안내받았다. 혼술인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프라이빗함이 좋았다. 잠시 후, 초이스가 시작되었는데, 와, 여기 매니저 라인업 폼 미쳤다 싶었다. 20대 초반 위주라더니, 진짜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 급의 비주얼들이 주르륵 서는데, 괜히 내가 다 설레는 거 있지. 고민할 틈도 없이 내 눈에 확 들어온 한 친구를 불렀다. 웃는 모습이 시원시원하고 눈매가 초롱초롱한 게, 딱 내 스타일이었다. 그녀는 센스 만점이었다. 내가 혼자 온 걸 아는지, 어색하지 않게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분위기를 띄워줬다. 고성능 음향 시스템 덕분에 노래 부르는 맛도 나고, 소주 무제한이라 부담 없이 쭉쭉 들이켰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고 노래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속 답답했던 응어리들이 스르륵 풀리는 느낌이었다. 특히 그녀가 내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 가사를 알려줄 때면, 그 촉촉한 숨결이 닿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흘렀다. 이건 뭐 거의 개인 콘서트인데? [!] 결정적인 순간은 그렇게 찾아왔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였다. 나름 기분 좋게 놀았으니 팁을 좀 줘야겠다 싶어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보통 팁은 테이블 위에 놓거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건네주지 않나. 그런데 그날따라 왠지 모르게 좀 더 특별하게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잠시 노래를 멈추고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데, 그 순간 조명 아래 비친 앵두 같은 입술과 살짝 파인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에 홀린 듯, 나는 조심스럽게 그 가슴골 사이에 팁을 꽂아주려고 손가락을 뻗었다. 그녀는 내 행동에 살짝 놀란 듯했지만, 이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폐를 밀어 넣으려던 내 손가락이… 그만 그녀의 옷과 피부 사이에 푹 끼어버린 거다. 헐. 분명 팁만 꽂아주려던 건데, 손가락이 생각보다 깊이 박혀버렸고, 빠지질 않는 거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당황스러움과 민망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어... 이거 안 빠지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말이었다. 정말이지 비굴하기 짝이 없는 웃음을 지으며, 얼굴은 터질 듯이 빨개졌다. 그녀는 처음엔 살짝 당황하는가 싶더니, 이내 푸흐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가 어찌나 청량하던지, 내 민망함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내 어설픈 행동이 귀여웠는지, 한 손으로 내 손가락을 살짝 잡고는 장난스레 힘을 주며 빼줬다. "손님, 너무 그렇게 힘주시면 안 돼요~" 라며 농담까지 건네는데, 아 정말이지 심장이 쿵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 순간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과 따뜻한 피부의 감촉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후기]
그렇게 어색하지만 유쾌한 해프닝을 겪고 나니, 오히려 그녀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남은 시간 동안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때쯤에는 번호 교환까지 성공했다. 이런 날이 또 올까 싶을 정도로 럭키비키한 하루였다. 내상 걱정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온몸에 에너지가 충전된 듯 개운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정말이지 기분 전환 제대로 하고 가는구나 싶었다. 가성비며 서비스며, 이 정도면 가락동에서 단연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한 줄 평: 손가락이 가슴골에 끼어도 마냥 즐거웠던, 잊지 못할 밤!